프로덕트 DAO와 커뮤니티 DAO의 차이점은?

Myth: “점진적 탈중앙화(progressive decentralization)” 전략을 활용하면 감방 가는 걸 피할 수 있다? 아-마도.

점진적 탈중앙화 안내서(The Progressive Decentralization Playbook)’는 크립토 생태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전략이다. 과연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일까? 2020년 제시 월든(Jesse Walden)*은 점진적 탈중앙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설립 멤버들이 (커뮤니티에) 점차적으로 통제권을 이양하는 과정. 이 과정을 통해, 증권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토큰 발행과 같이, 크립토 생태계와 규제가 나란히 걸어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한다.”

점진적 탈중앙화가 해결하는 첫번째 문제는 추측건대, 법률적 리스크일 것이다. 유니스왑(Uniswap)컴파운드(Compound) 역시 법률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점진적 탈중앙화를 채택한 사례다. 하지만 이 방식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니스왑은 (아직 소환장까지는 발부되지 않았지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미 대통령이 연설에서 유니스왑과 컴파운드와 같은 프로젝트는 시장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 보아도, 점진적 탈중앙화가 법률적 전략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진적 탈중앙화가 법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는 분명 흥미로운 질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뛰어넘는 또 다른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여기서 프로덕트는 도대체 무엇인가?

*제시 월든(Jesse Walden): ‘베리언트(Variant)’ 소속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에서 투자 및 크립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전에는 초기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미디어체인 랩스(Mediachain Labs, 스포티파이에 인수됨)’를 공동 창업하기도했다.

Myth-Buster: 점진적 탈중앙화는 제품 관리(product management) 전략, 고로 MVPs(Minimum Viable Products, 최소기능제품)에 관한 것.

‘점진적 탈중앙화 안내서’에서 말하고 있는 탈중앙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결국 이 과정의 핵심은 ‘제품 관리 전략’이다. 창립 멤버들의 첫 프로덕트 아이디어로부터, [1단계]에서 최소기능제품(MVP)을 개발하고, [2-3단계]에 도달해서는 설립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크립토 프로젝트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또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까지 토큰 시스템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분산시키는 것이다.

[1단계]에서 [2-3단계]로의 진행이 논리적인 경우는, 효과적인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를 MVP 제작 단계에서 - 대게는, 창립 팀과 같은 소규모 그룹일 때 - 이미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때이다. 많은 경우 KPI는 이윤(profit)이거나 수익(revenue)이다. 예를 들어, 컴파운드 프로토콜에서는 채무자가 지불하는 이자를 극대화하는 것을 KPI로 설정했고, MVP가 프로덕트로 기능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토큰 분배를 통해 서서히 탈중앙화를 거쳤다. 연 파이낸스(Yearn Finance)의 KPI 역시 실제 운영되고 있는 프로토콜의 수익이다.

반대로, [2-3단계]가 [1단계]보다 앞서는 것이 더 논리적인 경우도 있다. [1단계] – [2단계] – [3단계] 순서를 따른다는 것은, 프로덕트가 먼저 만들어지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DAO가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때로는 DAO가 먼저 설립되고, 그 이후 한 개 혹은 그 이상의 프로덕트들이 다양한 팀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DAO는 단순히 프로덕트 개발 단계에서 산출되는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프로덕트 개발의 전조(precursor)로 이해된다.

A New Myth: ‘DAO?’하면, MVP만 떠올릴게 아니라 이젠 MVC(최소기능커뮤니티)를 생각해야한다.

그렇다면 DAO에 점진적 탈중앙화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까? 프로덕트가 먼저 존재하고, 그 이후 DAO가 프로덕트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 우리는 이런 DAO를 ‘프로덕트 DAO’라 부른다. 반면, DAO가 프로덕트 없이 존재한다면, 점진적 탈중앙화를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같은 경우를 ‘커뮤니티 DAO’라 한다.

커뮤니티 DAO에서의 프로덕트 개발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MVP에서 ‘최소기능커뮤니티(Minimum Viable Communities, MVCs)’라 칭하는 개념으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MVC는 제품 개발 전에도 존재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프로덕트를 -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여러 DAO들을 - 생산해 낼 수 있다.

다음 예시들을 살펴보자.

  1. 메타카르텔(MetaCartel)은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프로덕트 없이 DAO로 시작했지만, ‘메타 거래(meta-transaction: 거래와 관련된, 하지만 거래보다 한 차원 상위 개념의 조건 및 결과값 등을 통칭하는 용어)’를 연구하는 그룹에서 진화하여 다양한 창립 팀을 길러냈다. 그리고 그 결과, 메타펙토리(MetaFactory), 다오하우스(DAOHaus), 메타 감마 델타(Meta Gamma Delta)에 이르는 명확한 프로덕트들이 만들어졌다. MetaCartel 커뮤니티에서 DAOHaus 멤버들을 품어냈고, 그 결과 DAOHaus 프로덕트가 생산된 셈이다. 여기서 나아가 DAOHaus 프로덕트는 토큰을 발행하고 우버하우스(UberHaus)라 불리는 DAO를 만들어, 창립 멤버를 넘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프로덕트를 소유/운영/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2.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는 본래 2018년 초 10-15명의 메타데이터(metadata) 소유자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커뮤니티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이라는 새로운 게임 모델이 탄생할 수 있도록 생각과 행동의 진화를 이끄는 환경을 제공했고, 이는 결국 엑시 랜드(Axie land), 로닌 체인(Ronin Chain), 카타나 탈중앙 거래소(Katana, DEX) 등의 확실한 프로덕트를 생산해냈다.
  3. 원하이브(1Hive)는 ‘점진적 탈중앙화 안내서’를 단박에 뒤엎는 커뮤니티를 탄생시켰다. 커뮤니티는 우선 토큰 분배에 관해 논의함으로써 ‘커뮤니티 소유권’ 문제를 해결했고, 그 후 투표를 통해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지 결정했다. 그 결과 이윤을 창출해내는 허니스왑(Honeyswap), 아가베(Agave), 가든스(Gardens)와 같은 프로덕트를 연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앞선 예시들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점진적 탈중앙화는 단순히 법률 전략이 아니라 제품 관리 전략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또 DAO의 맥락에서 생각하면 점진적 탈중앙화가 항상 유용하지만은 않다. 프로덕트가 DAO보다 먼저 존재할 때, 창립 멤버를 넘어서는 이해관계들이 프로덕트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정책 결정하기에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그렇지만 때로는 DAO가 먼저 형성되고, 여러 팀 그리고 프로덕트가 이 DAO로부터 파생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위의 두 접근법이 함께 사용될 때도 있는데, DAOHaus가 좋은 예이다. DAO가 초기 창립자들을 길러내고, 초기 창립자들은 프로덕트를 만들었으며, 이 프로덕트는 토큰 발행을 통해 점진적 탈중앙화를 거쳤고, 결국 이를 관리하는 또다른 DAO를 만들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커뮤니티 DAO는 프로덕트 DAO를 만들수 있다. 프로덕트 DAO로부터 커뮤니티 DAO가 나온적이 있는가? 우리는 아직 그런 사례를 찾지 못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 떠오르는 예시가 있다면 공유해주길 바란다.

더 깊이 읽기

  1. DAO 그리고 점진적 탈중앙화의 함정 (DAOs and the pitfalls of progressive decentralisation)
    이 글은 ‘점진적 탈중앙화 안내서’가 발행된 지 일년 후, 스시스왑(SushiSwap) 사례와 이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의 관점에서 그 내용을 돌아본다. 점진적 탈중앙화라는 개념이 프로덕트만을 우선시 함으로써, 어떻게 커뮤니티적 측면을 간과하는지 보여주는 글이다.
  2. 마켓-프로토콜 핏 (Market-Protocol Fit)
    이 글은 스타트업들이 택하는 점진적 탈중앙화 접근법과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마켓-프로토콜 핏’ 간 차이를 기술한다. 토큰이 널리 배포되면서 이 과정 자체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해당 커뮤니티에서 또 다른 프로덕트가 만들어질 때 ‘마켓-프로토콜 핏'이 있다고 한다.
  3. Axie 커뮤니티의 재무 시스템(Treasury)과 점진적 탈중앙화 (The Axie Community Treasury & Progressive Decentralization)
    Axie Infinity가 최근 발행한 이 에세이에서는, 점진적 탈중앙화의 관점에서 그들의 일약을 회고한다. ‘과연 무엇이 프로덕트인가?’ 목표가 같은 커뮤니티 멤버들인지, 아니면 게임 속 일련의 전투 기능과 토큰화된 아이템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래밍 코드가 프로덕트인지. 또, 시가 총액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토큰을 런칭하면 ‘프로덕트 마켓-핏(Product-Market Fit)’의 의미가 바뀌는지?
  4. 점진적 탈중앙화, 그 대상은? (Progressive decentralization and what am I decentralizing?)
    점진적 탈중앙화는, 탈중앙화의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탈중앙화하려고 하는가?”이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각각 혹은 함께 탈중앙화 될 수 있다:
    1) 거버넌스 (Governance)
    2) 프로덕트 기술
    3) 작업 / 업무
    4) 커뮤니티
상단 번역 원본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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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Jenna, 편집 - Dooboo